EPL
텐 하흐는 뭐가 문제였을까요?
이렇게 에릭 텐 하흐 시대는 막을 내렸다.
850일, 128경기, 그의 드라마틱한 여정은 훨씬 더 길게 느껴졌다.
그는 구단 운영진의 변화 속에서도 자리를 지켰고, 팀을 두 차례 우승으로 이끌었으며, 맨유의 구세주에서 프리미어리그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는 자리까지 경험했다.
마지막 결정타는 일요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2-1 패배였다.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으나, 그의 재임기를 상징하듯 혼란스럽게 끝나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그리 이상할 일도 아니지만,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텐 하흐는 맨유를 UEFA 챔피언스리그로 복귀시키며 구단 문화를 재정비했다는 점에서 큰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2023/24 프리미어리그의 부진(물론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한 인상적인 FA컵 우승으로 마무리했지만) 덕분에 그 공적은 잊혀졌다.
혼란스러운 이야기는 2024/25 시즌까지 이어졌고, 맨유는 수비는 크게 개선됐으나 공격력이 약화되며, 전 시즌과는 반대되는 문제를 겪었고 결국 같은 결과를 맞이했다.
텐 하흐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살펴보겠다.
2022/23: 강력한 재정비였지만, 보기만큼 좋지는 않았을지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떠나 보내고, 마커스 래시포드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게 하고, 카세미루를 중심으로 중원을 재구성하며 EFL컵(카라바오)에서 실점 없이 우승을 차지하고 맨유를 챔피언스리그로 복귀시킨 것까지, 텐 하흐에게는 완벽한 데뷔 시즌처럼 보였다.
정말 그랬을까?
뒤돌아보면, 맨유의 재정비가 생각만큼 좋지 않았다는 징후들이 있었다.
결국 끝은 처음부터 예견되어 있었던 듯하다.
개막 2연패하며 시작된 브렌트포드와의 0-4 대패가 그러했다.
이 경기들, 그리고 사실 첫 시즌 전체의 전술적인 부분은 혼란스러웠다.
“아마 아약스를 보셨을지도 모르겠네요.” 텐 하흐는 첫 기자회견에서 팀의 경기 스타일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이렇게 답했다.
“저도 그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경기 방식은 항상 선수들이 결정합니다.”
이러한 발언 때문에 팬들은 2022/23 시즌 맨유의 경기 스타일을 의도적인 전술적 결정으로 해석했다.
아마도 그는 여기서 너무 많은 신뢰를 받았을 것이다.
고강도 압박도, 명확한 패스 구조나 경기 내 관계 형성도 없었고, 대부분의 지표에서 맨유는 중위권에 머물렀다.
단, 승점만 제외하고
맨유가 3위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카세미루, 브루노 페르난데스, 그리고 래시포드가 비교적 수비적이고 역습 위주의 전략 속에서 결정적인 순간들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래시포드는 그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7골을 넣으며 부활에 성공했다.
리산드로는 아약스에서 영입된 후 강력한 활약을 보여주었고, 안토니는 가격만큼의 활약은 하지 못했으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다른 부분에서는 텐 하흐가 여름에 바르셀로나의 프렝키 더 용을 영입하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고, 대신 카세미루를 리더로 삼아 아약스에서 보여줬던 축구보다는 지네딘 지단의 보수적 마드리드 스타일에 가깝게 경기를 펼쳤다 (평균 53.7%의 점유율).
하지만 표면적인 숫자 뒤에는 의미심장한 통계가 있었다.
옵타의 기대 승점 표에서 맨유는 64.2점으로 6위에 머물렀는데, 이는 2021/22 시즌의 55.6점보다 고작 8.6점 높은 수치였다.
이는 과도하게 높은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였으며, 돌이켜 보면 봄에 있었던 리버풀과의 0-7 대패는, EFL컵 우승보다 더 기억에 남는다.
![1000048969.jpg [PL]텐 하흐는 뭐가 문제였을까요?](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4/20241030/7635126479_340354_99b983892094b5c6d2fc3736e15da7d1.jpg)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표는 달성했다: 퍼거슨 은퇴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승점(75점), 리그 3위, 그리고 트로피.
즉, 여름이 지나면 2년 차에는 전술 혁명이 일어날 것 같았다.
2023/24: 텐 하흐의 ‘다이렉트’ 축구가 무너지다
“아약스처럼 경기할 수는 없어요. 선수들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라고 텐 하흐는 2023년 5월에 말했다.
“저는 점유율에 기반한 철학을 가지고 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DNA, 선수들, 그리고 그들의 개성을 결합하고 싶습니다. 저는 더 직접적인 축구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2023년 8월 이후로 전문가들은 텐 하흐가 전술적으로 무엇을 하려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공정하게 말하면, 그는 첫 시즌을 마칠 때 이를 분명히 밝혔다.
빠르고 직접적인 축구가 “유나이티드의 방식”이며, 메이슨 마운트와 라스무스 호일룬 같은 지능적이고 압박에 강한 선수들, 그리고 빌드업을 돕는 안드레 오나나 같은 골키퍼를 영입한 것은 좋은 시작으로 보였다.
그러나 맨유는 무너졌다.
카세미루는 부진했고, 래시포드는 폼을 잃었고, 맨유의 미드필드는 때로는 존재감이 없어졌다.
이는 수비수들이 지속적으로 뒤로 물러나고, 공격수들이 압박하면서 미드필드에 큰 공간이 생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1000048967.png [PL]텐 하흐는 뭐가 문제였을까요?](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4/20241030/7635126479_340354_b0c8e3ee89428713b5338ee3b7120e7a.png)
텐 하흐는 이 격차를 메우지 못했고, 매주 상대 팀들은 이 공간을 쉽게 돌파했다.
맨유는 시즌을 마치며 667회의 슈팅을 허용했는데, 이는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았고, 862회의 전진 드리블을 허용은 세 번째로 많았으며, 366회의 돌파 허용은 네 번째로 많았다.
![1000048970.png [PL]텐 하흐는 뭐가 문제였을까요?](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4/20241030/7635126479_340354_7ee10d5209cf76aff268a25c28482acf.png)
텐 하흐를 변호하자면, 팀을 탈선하게 만든 전례 없는 부상 위기가 있기도 했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45건의 부상을 겪었고, 모든 부상은 수비 라인에서 발생한 것처럼 느껴졌고, 이는 저조한 성적의 일부 원인이 되었다.
하지만 리그나 챔피언스리그에서의 경기력에 대한 변명이 되지는 않는다.
맨유는 챔피언스리그를 조 최하위로 마무리했고, 6경기에서 15골을 실점했다.
기대 승점 표로 돌아가 보면, 맨유가 8위를 차지한 것도 운이 좋았다고 볼 수 있다.
옵타에 따르면 맨유는 “사실” 15위에 그쳤어야 했고, 기대 승점은 45 미만이었다.
![1000048971.jpg [PL]텐 하흐는 뭐가 문제였을까요?](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4/20241030/7635126479_340354_d228efd17338a9ed1665f9defa96453f.jpg)
거의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FA컵에서 벌어진 극적인 경기들도 마찬가지였다.
맨유는 리버풀과 코벤트리 시티와의 치열한 경기를 이겨내고 결승에 올랐고, 결승에서는 맨시티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두며 텐 하흐 체제 하에 2년 연속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이 순간에도 결말은 보였다.
맨유의 수비적 형태와 26%의 점유율, 이것이 부활의 신호가 아닌, 극적으로 거둔 승리였음을 말해주었다.
2024/25: 전술적 문제가 반대로 나타나며 불운이 계속되다
FA컵 우승은 텐 하흐에게 시간을 벌어주었고, 새로운 변명거리를 만들어주었다.
그가 2022년에 부임한 이래 펩 과르디올라만이 그보다 더 많은 트로피를 차지했다는 사실.
이는 새로운 구단주인 INEOS가 그에게 투자를 결심하게 만들기에 충분했고, 또 한 번 대규모 영입을 진행하면서 (부임 이후 총 £564M을 지출하며 퍼거슨 이후 맨유 감독 중 가장 많은 자금을 사용했다.) 텐 하흐는 시즌 초반부터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못했다. 리그에서 9경기에서 11점, 유로파리그 3무, 맨유가 유럽 대항전에서 마지막으로 승리한 지는 1년이 넘었고, 이는 약간의 긍정적인 조짐에도 불구하고 경질 결정에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주전 선수들이 부상에서 돌아오며 (레니 요로가 부상으로 빠지는 불운을 겪었음에도) 맨유는 수비 라인을 높이고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강화했다.
현재 맨유는 프리미어리그에서 태클 성공과 가로채기 부문에서 각각 120회, 102회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1000048972.png [PL]텐 하흐는 뭐가 문제였을까요?](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4/20241030/7635126479_340354_2869259b8650192153d8eb2138e77906.png)
하지만 이러한 전진은 결정력 부족으로 상쇄되었고, 이는 텐 하흐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가장 뚜렷이 드러났다.
달롯이 빈 골문을 놓친 장면은 그들의 시즌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
![1000048973.png [PL]텐 하흐는 뭐가 문제였을까요?](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4/20241030/7635126479_340354_4f8db33855acdfdc3d2a7f5298401662.png)
텐 하흐는 이것을 또 하나의 불운으로 여길 것이다.
그리고 그는 정말 많은 불운을 겪었다.
2023/24 시즌에 부상이 없었다면 맨유가 더 높은 순위에 올랐을지, 이번 시즌 레니 요로가 있었다면(부상이 없었다면) 결과가 더 나았을지, 더 거슬러 올라가 2022년에 카세미루 대신 더 용을 영입했다면 팀의 방향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우리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가능성을 차치하고, 2년 넘게 감독직을 수행한 텐 하흐는 자신이 만든 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그 기간, 첫 시즌까지 포함해, 맨유가 명확한 정체성이나 경기 스타일을 보여준 적이 없다는 데에는 거의 모두가 동의한다.
텐 하흐는 클럽을 떠나며 경기당 평균 승점 1.72점라는 기록을 남겼는데, 이는 프리미어리그 시대에서 세 번째로 낮은 수치이며, 데이비드 모예스의 1.68점 바로 위에 있다.
부상, 헛된 기대, FA컵 드라마를 잊자.
축구는 결과의 세계이고, 이 한 가지 통계가 에릭 텐 하흐 시대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이야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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