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시즌 최다승을 달리던 ‘헐크’ 강동궁(SK렌터카)을 결승에서 두 번이나 좌절시킨 존재가 탄생했다.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가 ‘헐크 잡는 헐크버스터’로서 올 시즌 자신의 존재감을 마음껏 드러내고 있다.

마르티네스는 28일 오후 9시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온스 PBA 챔피언십 결승전서 강동궁을 세트스코어 4-1(15-9, 15-7, 10-15, 15-13, 15-14)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마르티네스는 이번 우승으로 2차 투어 우승 이후 112일 만에 트로피를 거머쥐며 시즌 2승을 챙겼다. 강동궁과 시즌 다승 공동 1위. 또한 PBA 통산 6회 우승을 거두며 현역 남자 선수 중 우승 단독 1위(역대 남자 1위-프레드릭 쿠드롱 8회)를 질주했다.
강동궁과 마르티네스는 올 시즌 2차 투어인 하나카드 PBA 챔피언십 결승전 이후 112일 만에 다시 만났다. 앞선 결승에서는 마르티네스가 강동궁에 세트 스코어 4-2로 승리하고 시즌 첫 우승이자 통산 5승을 달성했다.
강동궁이 올 시즌 개막전인 우리금융캐피탈 PBA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마르티네스에 4-1 승리를 거뒀기에 이번 투어 전까지 시즌 상대 전적은 1승1패였다. 운명의 3차전이 결승전이라는 것, 두 선수가 2경기 연속으로 결승 맞대결을 펼친다는 점이 재밌는 상황이었다. 직전 4차 투어인 크라운해태 PBA 챔피언십 한가위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강동궁은 시즌 3승, 마르티네스는 시즌 2승을 노리는 한판이다.
1세트에 먼저 치고 나간 쪽은 강동궁이었다. 1이닝에 2득점을 내며 출발한 강동궁은 2이닝 하이런(한 이닝 최다 점수) 6득점, 3이닝 1득점을 내며 3연속 공타에 그친 마르티네스를 9-0으로 따돌렸다.

하지만 뒤늦게 불이 붙은 마르티네스의 추격이 더 무서웠다. 4이닝에 첫 득점 포함 하이런 6득점을 뽑아낸 마르티네스는 5이닝 1득점, 6이닝 1득점으로 순식간에 8-9까지 추격했다. 강동궁이 7이닝에 뱅크샷(2점)으로 11-9를 만들었지만, 마르티네스가 7이닝 1득점에 이어 8이닝 5득점으로 폭풍 역전승에 성공했다. 뱅크샷 하나 없이 15점을 내며 1세트를 가져온 마르티네스였다.
2세트 1이닝서 마르티네스가 초구를 성공하고 강동궁이 곧바로 2-1 역전에 성공했지만, 마르티네스가 2이닝에 뱅크샷 2개 포한 6득점, 5이닝에 4득점하며 12-4로 멀찍이 달아났다. 강동궁이 6이닝 뱅크샷 포한 3득점으로 7-12까지 따라붙었지만 마르티네스가 9이닝에 남은 3점을 올리고 15-7로 2세트까지 가져갔다.
먼저 2세트를 내주며 위기에 몰렸던 강동궁이 15-10으로 3세트 승리를 거두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4세트 접전 끝에 마르티네스가 15-13 승리를 거두며 우승까지 한 세트만을 남겨뒀다.
결국 5세트도 마르티네스가 15-14로 가져가며 대망의 우승을 거뒀다.
개막 투어 준결승에서 강동궁에 무릎 꿇은 마르티네스는 곧바로 다음 2차 투어 결승에서 강동궁을 만나 설욕과 우승을 동시에 이뤘다. 중요한 문턱에서 자신에게 좌절을 안긴 상대를 바로 다음 대회 결승에서 만나면 심리적으로 위축될 법도 한데, 마르티네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애기였다.
이번 대회 결승에서 재회한 상황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 강동궁이 직전 4차 투어에서 우승을 하며 감각을 끌어올렸다는 점은 마르티네스에게 부담이었다. 앞서 LPBA의 김가영이 투어 3연속 우승을 달성하며 시즌 3승을 이뤘기에, 강동궁 역시 이번 대회에서 시즌 3승에 대한 열망과 마르티네스에 대한 설욕의 의지가 강했다.

마침 시즌 상대 전적도 1승1패로 동률이기에 이날 결승전에서 이기는 쪽이 우승과 함께 앞서가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다. 여기서 마르티네스가 초반 2세트를 먼저 가져간 데 이어 추격을 막기 위해 중요했던 4세트 승리까지 따내며, 시즌 최다승을 달리던 강동궁을 결승에서 두 번 모두 꺾는 쾌거를 이뤘다.
‘스페인산 헐크버스터’의 기세가 PBA를 휩쓸고 있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