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1 MVP 전상현… 이범호 감독의 ‘전상현 투입’, 역전승 만들었다[초점]

[광주=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고심 끝에 6회초에 투입할 투수로 전상현을 선택했다. 전상현은 완벽한 투구를 통해 6회초를 무실점으로 장식했다. 이범호 감독의 ‘전상현 승부수’가 KIA의 역전승을 만들었다.

KIA는 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5–1로 이겼다.

한국시리즈 1차전은 역대 최초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펼쳐지게 됐다. 21일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삼성은 6회초 선취점을 뽑아냈다. 6회초 선두타자 김헌곤이 네일의 5구 스위퍼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삼성은 계속된 공격에서 르윈 디아즈, 강민호가 볼넷을 얻어내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후속타자 김영웅이 1볼까지 획득했다. 하지만 쏟아지는 비로 인해 우천 중단됐다. 결국 21일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고 22일 우천 순연 끝에 23일 경기가 재개됐다.

이로써 삼성은 선발투수인 원태인을 더 활용할 수 없게 됐다. 1차전에서 5이닝 동안 66구밖에 던지지 않아 7,8회까지 투구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비로 인해 강제 강판됐다. KIA로서는 한결 부담감이 덜한 삼성의 불펜을 만나 역전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KIA에게도 걱정이 있었다. 6회초 무사 1,2루 상황을 어떻게 넘기느냐가 중요했다. 당시 무사 1,2루 김영웅 타석에서 1볼 상황이었다. 왠만한 불펜투수가 아니면 무실점으로 막기 버거운 상태였다. 좌타자 김영웅을 막고자 좌투수를 내보낸다면 후속타자 박병호가 암초였다. 볼넷을 내주지 않을 커맨드 좋은 투수를 내세워야하는 과제도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이날 경기 전 “(6회초 투입할 투수에 대해) 작전상 말씀드릴 순 없다. 어제(22일) 여러가지 많은 생각들을 했는데 아무래도 저희 입장에서는 좋은 투수를 내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전날 구상과 달라졌냐는 질문엔 "결정이 바뀌었다. 워낙 중요한 상황이고 3,4개 생각을 갖고 여러가지 고민을 많이 했다. 투수코치, 수석코치 모여서 얘기했는데 오늘(23일) 하는 방법이 좋은 해답인 것 같아서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심 끝에 내린 이범호 감독의 선택은 전상현이었다. 우완투수인 전상현은 우타자에겐 슬라이더, 좌타자에겐 포크볼로 상대하는 투수다. 좌,우타자에게 모두 강점을 갖고 있는 투수다.

전상현은 선두타자 김영웅을 포수 땅볼로 처리했다. 김영웅이 희생번트를 시도했으나 폿 김태군 바로 앞에 떨어졌고 김태군이 침착하게 3루로 아웃시켰다.

기세를 탄 전상현은 후속타자 박병호를 헛스윙 삼지능로 돌려세웠다. 후속타자 윤정빈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이재현을 투수 땅볼로 처리하고 포효했다.

KIA는 전상현의 무실점 투구로 완벽히 분위기를 가져왔다. 이어 7회말 대거 4점을 뽑아내 역전에 성공했다. 결국 8회말 1점까지 더해 5-1로 승리했다. 전상현은 한국시리즈 1차전 데일리 MVP에 뽑혔다. 이범호 감독의 선택과 전상현의 호투가 승리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