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벼랑 끝에 몰린 삼성 라이온즈가 ‘최후의 보루’ 좌완 이승현(22)을 5차전 선발투수로 내세운다. 이승현은 올 시즌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2차례나 퀄리티스타트(QS·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바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은 28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5차전 KIA 타이거즈와 원정경기를 펼친다.

올 시즌 정규리그 2위를 기록한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4차전까지 1승3패로 밀렸다. ‘에이스’ 코너 시볼드가 견갑골 부상으로 인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했고 ‘다승왕’ 원태인이 4차전 2.1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며 궁지에 몰렸다.
설상가상으로 원태인은 어깨 관절와순 부상으로 인해 한국시리즈 잔여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삼성으로서는 코너에 이어 원태인도 없이 남은 경기를 치르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은 5차전 선발투수로 이승현을 낙점했다. 이승현은 올 시즌 선발투수로 변신해 87.1이닝 동안 6승4패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했다. 수직무브먼트가 훌륭한 패스트볼과 낙차 큰 슬라이더, 커브를 앞세워 선발투수로서의 잠재력을 뽐냈다.
하지만 가을야구에서 한 경기를 책임질 정도의 신뢰는 쌓지 못했다. 성적, 경험 모두 5차전 상대투수인 ‘대투수’ 양현종에게 미치지 못한다. 실제 이승현은 시즌 막판 부상으로 인해 투구수를 끌어올리는 데 실패했고 포스트시즌에선 불펜투수로 활용됐다.
그러나 이승현은 올 시즌 한국시리즈 상대팀인 KIA에게 매우 강했다. 정규리그 2번의 선발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KIA전 평균자책점 3.00(12이닝 6자책점), 피안타율 0.250,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33으로 모두 준수했다.

물론 이승현은 한국시리즈 1차전 불펜 등판에서 1이닝 1실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기록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안타 없이 사사구만 2개 내준 끝에 후속투수 임창민의 폭투로 허용한 실점이었다. 오히려 삼진은 3개나 잡았다.
이승현으로서는 자신의 천적이었던 소크라테스 브리토, 최원준, 김태군을 묶어야 한다. 이들을 효과적으로 봉쇄한다면 승리에 한 발짝 다가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현의 2024시즌 주요 KIA 타자들 상대 피OPS(피장타율+피출루율)
김태군 2.000
최원준 1.350
소크라테스 1.000
김도영 0.834
김선빈 0.666
변우혁 0.666
나성범 0.500
박찬호 0.400
최형우 0.333
이우성 0.333
서건창 0
이창진 0
2024시즌 정규리그에서 삼성의 선발진을 이끌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 이승현. 이제 삼성을 위기에서 구해내야만 한다. KIA전에 강했던 면모를 되살려 삼성에게 한국시리즈 2승째를 선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