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에게 수여되는 2024년 발롱도르의 수상자는 스페인 미드필더 로드리(맨체스터 시티)였다.
대표팀 선배로서 스페인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미드필더 듀오인 사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도 해내지 못한 대업을 후배인 로드리가 이뤘다.

발롱도르는 29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최종 30인의 순위와 올해 수상자를 발표했다.
발롱도르는 프랑스 잡지인 프랑스 풋볼이 창설한 상으로 축구선수가 받을 수 있는 가장 영광스러운 상이다. 전 세계를 대표하는 기자들이 투표한다.
올해의 영광스러운 수상자는 로드리였다. 그는 투표에서 2위 비니시우스, 3위 주드 벨링엄(이상 레알 마드리드) 등을 제치고 수상자로 선정됐다.
로드리는 맨시티와 스페인의 핵심 미드필더로서 정확한 패스와 탈압박으로 팀의 공격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맨시티의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스페인의 유로 2024 우승을 이끌었으며, 해당 유로 대회 최우수 선수에도 올랐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커리어 첫 발롱도르를 수상하게 됐다. 전방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인해 목발을 짚고 시상식에 나타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로드리 이전, 스페인 미드필더로서 발롱도르에 가장 가까웠던 선수는 사비와 이니에스타였다. 두 선수는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스페인과 FC 바르셀로나의 황금기를 이끌며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쳤다. 특히 두 선수가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한 스페인 대표팀은 유로 2008, 2010 남아공 월드컵, 유로 2012로 이어지는 메이저 대회 3연패를 달성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발롱도르를 노렸던 두 선수 앞에는 늘 메시(통산 8회 수상)와 호날두(통산 5회 수상)가 있었다. 심지어 스페인이 남아공 월드컵을 우승했던 2010년에도 이니에스타 2위, 사비 3위로 메시의 수상을 저지할 수 없었다. 당대 워낙 압도적인 득점력과 함께 세계 축구 최고 선수 자리를 두고 싸웠던 두 공격수에 가려진 것이었다.
하지만 메시와 호날두의 시대가 저물고 스페인 대표팀이 유로 2024 우승으로 12년 만에 유럽 정상에 오르자 팀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MVP까지 수상한 미드필더가 주목받았다. 그게 바로 로드리. 소속팀인 맨시티에서도 리그 우승에 기여한 데다,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이는 공격수도 없어 로드리에게 발롱도르가 돌아갔다.

스페인 대표팀 미드필더 선배들의 한을 로드리가 풀어준 날이었다.